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리는 매일 불안과 마주합니다. 내가 해온 일이 앞으로도 의미가 있을까, 지금 배우는 것들이 쓸모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끊이지 않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비트코인 열풍, 챗GPT의 등장까지, 기존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마다 우리는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낡은 지식을 버리고 다시 배우는 능력입니다. 바로 언러닝입니다.

AI 시대를 이해하는 J커브 지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현재를 J커브의 시작점으로 봅니다. 기술 발전은 완만한 직선이 아니라 급격하게 치솟는 곡선을 그린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우리는 AI의 첫 번째 단계인 효율화와 자동화 수준에 있습니다.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반복 작업을 줄이는 정도의 기술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곧 다가올 두 번째 단계는 AGI, 즉 인간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입니다. 전문가가 항상 옆에서 조언하듯, 문제를 정의하고 방법을 제시하며 전략을 설계하는 AI가 일상화되는 시대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ASI, 초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상상의 영역입니다. 인간이 신처럼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 AI 개발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이 지도를 이해해야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보입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처럼,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15퍼센트에 불과합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인간의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바꿀 세상에서 어떤 가치가 폭등할지를 아는 것입니다.

지식의 가치는 떨어지고, 관계의 가치는 오른다

AI 시대에 가장 크게 떨어지는 가치는 지식입니다. 예전에는 많이 아는 것, 전문적으로 아는 것이 큰 자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검색 한 번으로 전문가 수준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장 크게 상승하는 가치는 관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닙니다. 얽히고설킨 연결, 즉 인과관계와 맥락을 의미합니다.

AI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맥락은 만들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에 대해 물으면 AI는 정의와 사례를 나열합니다. 하지만 19년 전 학교를 자퇴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2만 명을 모은 사람의 경험에는 원인과 결과, 시행착오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맥락 부자, 관계 부자가 되는 길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단순 검색으로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특정 키워드가 머릿속에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구매가 일어납니다. 돈 하면 김장부가 떠오르듯, 그런 인과관계를 설계하는 능력이 프리미엄 자산이 되는 시대입니다.

언러닝, 낡은 지도를 버리는 용기

한국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는 유석현 회장은 대우에서 20년, 셀트리온에서 글로벌 세일즈를 이끈 뒤, 과학자가 아니면서도 매일 두 시간씩 공부해 인공 장기 재생 기술을 개척한 인물입니다. 그가 강조하는 공부법이 바로 언러닝입니다. 언러닝의 첫 단계는 낡은 지도를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상식, 공식, 정의 중 90퍼센트는 과거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데 지식은 30년이 지나야 정설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리러닝, 본질을 다시 보는 것입니다. 낡은 틀을 벗어나 지형을 새롭게 살펴보면, 나이는 노화가 아니라 데이터 축적이라는 재정의가 가능해집니다. 세 번째는 뉴러닝,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AI 기술을 엮어 전에 없던 영역을 개척하는 단계입니다. 유석현 회장은 산업공학을 전공했지만, 3D 프린터와 줄기세포, AI를 결합해 신장 재생이라는 초학제적 영역을 만들어냈습니다.

전공은 70시간이면 배울 수 있다

대학 전공 학점은 보통 70학점입니다. 학점당 10시간 공부했다고 가정하면 700시간입니다. 하루 두 시간씩 공부하면 1년이면 충분합니다. 한 과목은 30시간, 즉 보름이면 전공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선생 없이 혼자 하면 헤매기도 하지만, 한 달이면 새로운 분야의 기초를 잡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퍼즐 조각을 모으듯 지식을 모아 전체 그림을 상상하는 능력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을 연결하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각을 자기 중심에서 사회적 관점, 제3자 관점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둘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 계속 발전해야 합니다. 처음엔 공장 관리, 그다음엔 글로벌 세일즈, 나중엔 바이오 기술처럼 레벨이 달라지고 비전이 달라지는 학습 여정이 필요합니다. 인생의 목표는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90퍼센트를 버리고 10퍼센트의 금기를 깨라

비즈니스 교과서나 유튜브 강의의 90퍼센트는 이미 낡았거나 맞지 않습니다. 전 세계 비즈니스맨의 90퍼센트가 아는 전략을 쓰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성공 확률이 높은 곳은 나머지 10퍼센트, 남들이 안 가는 금기의 영역입니다. 유석현 회장은 셀트리온에서 제품도 없고 판매망도 없는 상태에서 7500억 원을 계약했습니다. 비전을 판 것입니다. 비전을 팔면 영원한 갑이고, 물건을 팔면 영원한 을입니다.

회의는 전쟁터입니다. 회의 전에는 을이지만, 회의가 끝나면 갑이 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의사결정권자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일본 제약사 부사장에게는 사장 재임 기간을 빛나게 할 바이오시밀러 독점권을 제안해 1500억 원을 받아냈습니다. 판매의 핵심은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AI 시대에도 남겨둬야 할 영역

AI는 250만 명의 지식을 종합해 평균치의 답을 줍니다. 큰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터처럼, 통계적으로 안전한 경로를 제시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같은 길을 가면 차별화는 불가능합니다. 최후의 승자는 AI가 제시하지 않는 반대 영역,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엉뚱한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의식을 가지고 생각하는 부분만큼은 외주하면 안 됩니다. 자연, 사회, 금융 현장에는 이미 법칙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교육의 틀이 시야를 가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피터팬처럼 상상력의 세계를 간직하면서도, 아이언맨처럼 갑옷을 입고 현실과 싸워야 합니다. 본질의 세계와 생존의 세계, 이 둘의 간극을 잘 조율하는 것이 AI 시대를 사는 지혜입니다.

커뮤니티가 다음 산업이다

지식이 검색으로 해결되는 시대, 사람들은 함께 모여 공부하고 소통하며 상부상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유타 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할 때 교수와 학생의 구분이 사라지고 평등하게 공부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회사, 학교, 종교를 넘어서는 새로운 커뮤니티 시대가 펼쳐질 것입니다. 커뮤니티 자본이 곧 부가 되는 시대입니다.

AI 시대는 불안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의 시대입니다. 언러닝을 통해 낡은 상식을 벗어던지고, 본질을 다시 보며, 나만의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가는 사람에게 미래는 열려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하루 두 시간씩 공부를 시작한다면, 1년 뒤 당신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